1. 간부전의 정의와 병태생리
간부전은 간이 정상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정도로 손상된 상태를 의미하며, 대사, 해독, 합성, 면역 조절 등 필수 기능이 급격히 또는 점진적으로 상실된 상태를 말합니다. 임상적으로는 급성 간부전과 만성 간부전으로 구분됩니다. 급성 간부전은 이전 간질환이 없는 사람에게서 단기간 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하며, 만성 간부전은 장기간에 걸친 간 손상 축적이 보상 능력을 초과해 발생합니다.
간은 단백질 합성, 해독, 담즙 생성 등 필수 기능을 수행합니다. 따라서 간 기능이 소실되면 전신적 파탄이 나타납니다. 뇌 기능 장애, 출혈, 전해질 불균형, 신부전, 감염, 대사 이상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며, 이는 간부전을 다장기 부전(multiorgan failure)의 출발점으로 규정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 원인과 위험 요인
급성 간부전의 흔한 원인은 바이러스성 간염(A형, B형, E형), 약물 독성(아세트아미노펜 과다 복용, 항결핵제, 항경련제), 독성 버섯, 허혈성 손상(쇼크 간), 드물게 자가면역성 간염입니다. 만성 간부전의 원인은 B형·C형 간염, 알코올성 간질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간경화증이 대표적입니다.
위험 요인에는 만성 바이러스 감염, 음주, 비만과 대사질환, 자가면역 질환, 독성 약물 노출 등이 있으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 정기 검진이 필수적입니다. 여러 위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간세포 손상과 염증, 섬유화가 누적되면서 간부전으로 진행합니다.
3. 임상 증상과 진단
간부전의 임상 양상은 간 기능 저하와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대표 증상은 황달, 간성뇌증, 복수, 출혈 경향, 피로와 체중 감소입니다. 황달은 빌리루빈 대사 장애로, 간성뇌증은 암모니아 축적으로 인한 뇌 기능 장애로 발생합니다. 복수는 문맥압 상승과 알부민 저하로 나타나며, 출혈 경향은 혈액응고인자 합성 저하 때문입니다.
진단은 임상 증상, 혈액검사(AST, ALT, 빌리루빈, 알부민, PT/INR), 영상검사(초음파, CT, MRI)를 종합하여 이루어집니다. 경우에 따라 간 조직검사도 시행합니다. 급성과 만성을 구분하고 합병증 동반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 치료 전략을 결정하는 핵심입니다.
4. 합병증과 전신 영향
간부전은 전신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요 합병증으로는 간성뇌증, 복수와 간신증후군,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SBP), 출혈성 합병증, 간폐증후군, 간세포암(HCC)이 있습니다.
간성뇌증은 의식 저하, 혼수상태로까지 진행할 수 있으며, 복수는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SBP는 복수액 면역력 저하로 발생하며 패혈증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출혈성 합병증은 위장관 출혈, 뇌출혈로 나타날 수 있고, 간폐증후군은 저산소혈증을 유발합니다. 간세포암은 말기 간질환과 밀접히 연관됩니다.
5. 치료 전략과 관리
치료는 원인 제거, 합병증 관리, 간이식 여부 판단으로 나뉩니다. 급성 간부전에서는 원인 치료가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아세트아미노펜 중독에는 N-아세틸시스테인(NAC)을 투여하며, B형 간염에는 항바이러스제가 사용됩니다. 만성 간부전에서는 항바이러스 치료, 금주, 대사질환 관리가 필수입니다.
합병증 치료로는 복수의 염분 제한·이뇨제, 간성뇌증의 락툴로오스·리팍시민, SBP의 항생제 투여가 있습니다. 간이식은 간부전 환자의 생존을 위한 근본적 치료이며, 급성 회복 불가 상황이나 비보상성 간경화에서는 이식이 필수적입니다.
6. 예후와 예방
예후는 원인, 치료 시점, 합병증 여부, 간이식 가능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급성 간부전은 조기 치료와 이식 여부에 따라 생존율 차이가 크고, 만성 간부전은 합병증 관리와 정기 추적검사가 중요합니다.
예방은 원인 질환 조기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입니다. 바이러스성 간염 예방접종, 음주 절제, 비만 및 당뇨 관리, 약물 사용 시 간독성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고위험군은 정기적으로 간 기능 검사와 영상검사를 받아야 하며, 조기 발견은 생존율을 향상합니다.
결론: 간부전, 다학제적 접근과 조기 개입이 생존의 열쇠
간부전은 간의 최종 부전 상태로, 단순한 장기 손상이 아니라 전신적 위기로 이어지는 질환입니다. 급성 형태는 단기간에 환자를 위독하게 만들고, 만성 형태는 수년간 진행해 삶을 서서히 무너뜨립니다.
치료 핵심은 원인을 신속히 교정하고 합병증을 관리하며, 필요시 간이식을 통해 생명을 연장하는 것입니다. 생활습관 교정, 정기 검진은 간부전 예방과 진행 억제에 필수적입니다.
궁극적으로 간부전 환자의 생존은 간 전문의, 소화기내과, 감염내과, 신장내과 등 다학제적 협력이 뒷받침될 때 개선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간의 문제가 아니라 환자의 삶 전체를 지키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