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간암의 원인, 진행 과정, 증상, 진단법, 치료법, 그리고 예방 전략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1. 간암의 원인과 발생 기전 — 만성 손상 위에 자라는 암
간암의 대부분은 만성 간질환 위에서 발생합니다. 특히 B형 간염과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그리고 지속적인 알코올 섭취는 간세포에 반복적인 염증과 손상을 일으켜 간경화로 진행시키고, 이 과정에서 돌연변이 세포가 생겨 암으로 발전합니다.
B형 간염은 간암의 약 60~70%를 차지하며, 간세포에 바이러스 DNA가 삽입되면서 세포 증식이 비정상적으로 일어납니다. 반면, C형 간염은 바이러스 자체가 만성 염증을 지속적으로 유발하여 간세포의 변형을 초래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이 주요 원인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비만과 당뇨, 고지혈증으로 인한 지방간이 염증을 일으켜 섬유화가 진행되고, 결국 암 발생 위험이 커집니다.
- 과도한 음주: 알코올은 간세포를 직접 손상시키고 지방간, 간염, 간경화로 이어집니다.
- 곰팡이독소(아플라톡신): 오염된 곡류·견과류 섭취 시 DNA 손상을 유발합니다.
- 흡연과 유전적 요인: 간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주의가 필요합니다.
- 철분 과다 축적: 혈색소증 환자는 산화 스트레스로 인한 손상이 가속화됩니다.
결국 간암은 한순간에 생기는 질환이 아니라, 수년간의 염증과 재생이 반복되며 축적된 손상 위에서 서서히 자라나는 결과물입니다.
2. 간암의 증상과 진행 단계 — 느리지만 치명적인 진행
간암은 초기에는 대부분 무증상입니다. 간에는 통증을 감지하는 신경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암이 상당히 커지거나 간 기능이 떨어져야 비로소 증상이 나타납니다.
- 피로감 및 체중 감소
- 오른쪽 윗배의 통증 또는 압박감
- 황달(피부나 눈이 노래짐)
- 복수(복부 팽만)
- 식욕 저하 및 소화불량
이러한 증상은 이미 간 기능이 절반 이상 손상된 상태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암은 혈류를 따라 폐나 뼈로 전이되기도 하며, 진행이 빠르고 재발이 잦은 특징이 있습니다.
간암의 병기는 TNM 병기를 기준으로 구분되며, 치료 가능성을 평가할 때는 간기능(Child-Pugh 점수)과 병행해 고려합니다. 조기 발견 시 완전히 절제가 가능하지만, 3기 이후에는 간 기능 저하와 전이로 수술이 어렵습니다.
3. 간암의 진단 — 침묵을 깨는 정밀검사
간암은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B형·C형 간염 보균자, 간경화 환자는 고위험군으로 정기검사가 필수적입니다.
- 혈액검사: 알파태아단백(AFP)은 대표적 종양표지자지만, AFP-L3, PIVKA-II 등 보조표지자도 함께 확인합니다.
- 영상검사: 초음파에서 이상이 있으면 CT나 MRI로 혈관 침범 여부를 평가합니다.
- 조직검사: 초음파 유도하 간 생검으로 확진하나, 출혈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조영증강 초음파(CEUS)와 간 전용 MRI 기술이 발전해 1cm 이하의 미세 간암도 조기 발견이 가능해졌습니다. 고위험군은 6개월~1년마다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권장됩니다.
4. 간암의 치료 방법 — 환자의 간 기능이 결정한다
간암 치료의 핵심은 암의 크기보다 간 기능 상태입니다. 간은 재생능력이 뛰어나지만, 이미 간경화가 동반된 경우 회복이 어렵습니다.
- 수술적 절제: 간 기능이 양호한 초기 간암에서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입니다.
- 간이식: 간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유일한 완치 방법입니다. 다만 이식 후 면역억제 관리가 필수입니다.
- 국소치료: 고주파 열치료(RFA), 에탄올 주입요법(PEI) 등은 3cm 이하의 종양에서 효과적입니다.
- 색전술(TACE): 종양으로 가는 혈류를 차단하여 괴사를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 전신치료: 표적치료제(소라페닙, 렌바티닙)와 면역항암제(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요법)가 사용됩니다.
치료 방법은 병기, 간 기능, 전이 여부, 동반 질환을 종합해 다학제 팀이 결정하며, 복합치료가 생존율 향상에 가장 효과적입니다.
5. 간암의 예후와 생존율 — 조기 발견이 유일한 열쇠
간암의 5년 생존율은 약 35% 내외로 낮지만, 조기 발견 시 70% 이상으로 높아집니다. 반면 전이성 간암은 5% 미만입니다. 결국 간암의 생존을 결정짓는 것은 ‘언제 발견하느냐’입니다. 2cm 이하의 병변을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이나 고주파 치료로 완치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증상이 나타난 후 병원을 찾는다면 이미 치료 시기를 놓친 경우가 많습니다.
6. 간암의 예방 — 관리 가능한 위험 요인부터 줄여라
- B형 간염 예방접종: 감염률을 현저히 낮춥니다.
- C형 간염 치료: 항바이러스제를 통한 완치 가능.
- 절주와 금연: 알코올과 담배는 간암의 주요 촉매입니다.
- 균형 잡힌 식단: 아플라톡신 오염 곡물과 오래된 견과류는 피합니다.
- 정기검진: 간염·간경화 환자는 6개월마다 초음파와 AFP 검사를 받습니다.
간염 보균자는 항바이러스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하며, 비만이나 당뇨가 있는 경우 지방간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결론 — 간암은 조기 관리로 충분히 극복 가능한 질환
간암은 결코 예측 불가능한 암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환자가 이미 간질환을 앓고 있는 상태에서 발병하기 때문에, 정기검진과 생활습관 개선으로 조기 발견이 가능합니다. B형 간염 예방접종, 간기능 관리, 절주, 비만 예방은 곧 간암 예방입니다.
간은 침묵하지만, 결코 잊지 않습니다. 무심코 지나치는 피로감과 식욕 저하, 복부 불편감은 간이 보내는 구조신호일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관리와 예방이야말로 ‘침묵의 암’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