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비계는 인체의 호르몬 균형을 조절하는 핵심 시스템으로, 미세한 변화에도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호르몬이 과잉 또는 부족하게 분비되면 신진대사, 체중, 감정, 성장, 에너지 대사 등에 다양한 문제가 생깁니다. 이번 글에서는 대표적인 내분비 질환인 갑상선질환, 쿠싱증후군, 성장호르몬 이상을 중심으로 증상과 원인, 치료법을 상세히 소개합니다.
갑상선질환 – 작은 기관이 좌우하는 신진대사
갑상선은 목 앞부분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기관으로, 대사 조절 호르몬(T3, T4)을 분비합니다. 이 호르몬의 과다 또는 부족은 신체 에너지 사용, 체온, 심박수, 체중 등에 직결되기 때문에, 갑상선 기능 이상은 매우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그레이브스병 등)은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두근거림, 체중 감소, 손 떨림, 불면, 더위 민감성 등의 증상을 유발합니다. 반면 갑상선기능저하증(하시모토 갑상선염 등)은 피로, 체중 증가, 추위 민감성, 우울감, 탈모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납니다.
진단은 혈액검사(TSH, Free T4 등)로 가능하며, 갑상선 초음파나 동위원소 촬영을 통해 병변의 특성도 확인합니다. 치료는 항갑상선제, 갑상선호르몬 보충제, 방사성요오드 치료, 수술 등이 있으며, 대부분 장기적 관리가 필요합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생리불순, 난임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갑상선 기능 검사가 필요합니다. 조기 발견 시 치료가 용이하므로 피로, 체중 변화, 감정 기복 등이 반복되면 꼭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쿠싱증후군 – 과도한 코르티솔의 대가
쿠싱증후군은 부신에서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이로 인해 중심성 비만, 보름달 얼굴, 버펄로 혹(등 쪽 지방 축적), 피부 얇아짐, 멍 잘 들음, 고혈압, 당뇨 등이 발생하며, 정신적으로도 우울증이나 불안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부신에 종양이 생기거나, 뇌하수체에서 ACTH를 과도하게 분비하는 쿠싱병, 또는 장기간 고용량의 스테로이드제 사용입니다. 외모 변화가 특징적이지만, 단순 비만이나 대사증후군과 혼동되기 쉬워 정확한 진단이 중요합니다.
진단은 소변/혈액/침 샘플을 통한 코르티솔 수치 측정, 저용량 덱사메타손 억제 검사, MRI 등의 영상 진단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치료는 종양 제거 수술, 방사선 치료, 약물요법이 있으며, 스테로이드 중단은 서서히 조절해야 합니다.
쿠싱증후군은 치료 후에도 회복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골다공증, 고혈압 등 합병증 관리를 위한 지속적인 추적이 필요합니다. 얼굴 변화나 이유 없는 체중 증가, 고혈당이 나타난다면 내분비 검사를 고려해야 합니다.
성장호르몬 이상 – 아이부터 어른까지 성장의 열쇠
성장호르몬은 주로 수면 중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며, 성장기 아동의 키 성장뿐만 아니라 성인의 근육 유지, 지방 분해, 심혈관 건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과잉 분비 시 말단비대증, 부족 시 성장지연 또는 무기력증이 나타납니다.
소아에서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또래보다 현저히 작은 키, 성장 곡선의 급격한 저하, 팔다리 짧음 등으로 의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성인에서의 결핍은 근육량 감소, 피로, 우울, 고지혈증, 인슐린 저항성 증가 등 다양한 대사 이상을 유발합니다.
성장호르몬 과잉은 소아기에 발생하면 거대증, 성인 이후에는 말단비대증을 유발합니다. 이는 손발이 커지거나, 얼굴 윤곽이 두드러지고, 관절통, 수면무호흡, 심장비대 등이 동반됩니다. 대부분은 뇌하수체 종양이 원인입니다.
진단은 성장호르몬 자극검사 또는 억제검사와 IGF-1 수치 측정으로 이루어지며, MRI를 통해 종양 여부를 확인합니다. 치료는 성장호르몬 주사치료, 수술적 제거, 약물치료 등이 있습니다.
성장호르몬은 단순한 키의 문제가 아니라, 전신 건강과 대사에 깊이 관여하는 핵심 호르몬입니다. 성장 속도나 체형의 변화, 만성 피로가 의심된다면 내분비 전문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결론: 호르몬 균형이 건강의 중심축이다
내분비 질환은 미세한 호르몬 불균형으로 전신의 건강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갑상선, 부신, 뇌하수체의 이상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증상에 대한 민감한 인식이 중요합니다. 정기적인 혈액검사, 체중 변화 체크, 심리적 증상 모니터링 등을 통해 조기에 문제를 발견하고 관리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호르몬이 균형을 이루면, 몸과 마음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