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동맥 박리의 정의와 특징
대동맥 박리(Aortic Dissection)는 대동맥 내막이 손상되어 혈액이 중막으로 파고들며 가성강(false lumen)을 형성하는 질환입니다. 대동맥은 심장에서 온몸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가장 큰 혈관으로 내막, 중막, 외막의 세 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박리가 발생하면 혈류가 정상 흐름을 방해받고 주요 장기로 가는 혈액 공급이 차단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갑작스럽고 극심한 흉통이며, 통증은 찢어지거나 칼로 베이는 듯한 양상으로 목, 등, 복부, 다리로 방사됩니다. 사망률이 발병 초기 몇 시간 내 급격히 높아지므로 응급 진단과 치료가 필수입니다.
분류는 Stanford와 DeBakey 체계가 널리 쓰입니다. Stanford A형은 상행 대동맥을 포함하는 경우, B형은 하행 대동맥에 국한된 경우를 의미합니다. A형은 긴급 수술이, B형은 약물치료 또는 혈관 내 치료가 주로 적용됩니다.
2. 원인과 위험 요인
대동맥 박리의 주요 위험 요인은 고혈압입니다. 지속적인 고혈압은 대동맥 내막을 손상시키고 중막의 퇴행성 변화를 촉진합니다. 이 외에도 결합조직 질환(마르판 증후군, 엘러스-단로스 증후군), 선천성 구조 이상(이첨판 대동맥판, 대동맥 축착, 대동맥류)이 위험을 높입니다.
흡연, 고지혈증, 동맥경화 같은 생활습관 요인도 벽을 약화시킵니다. 외상, 특히 고속 교통사고나 흉부 손상으로도 발생할 수 있으며, 임신 후기 여성에게도 드물지만 보고됩니다. 결국 여러 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대동맥 박리를 일으킵니다.
3. 임상 증상과 진단
대동맥 박리의 대표적 증상은 갑작스럽고 극심한 흉통입니다. 환자는 흔히 “가슴이 찢어지는 듯하다”라고 표현하며, 통증은 발생 직후 가장 심하고 점차 다른 부위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혈압 차이, 맥박 소실, 신경학적 이상(실신, 마비), 호흡곤란, 장허혈, 급성 신부전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진단에는 영상검사가 핵심입니다. 흉부 X선에서는 종격동 확장이 보일 수 있으나 특이성이 낮습니다. CT 혈관조영술(CTA)은 가장 널리 쓰이는 진단법으로 대동맥 내강, 파열 위치, 가성강 여부를 확인합니다. 경식도 심초음파(TEE)는 불안정한 환자에서 빠르게 시행할 수 있으며, MRI는 민감도가 높지만 응급에서는 제한적입니다. 혈액검사상 D-dimer 상승이 단서를 줄 수 있으나 단독 진단은 어렵습니다.
4. 치료 전략
대동맥 박리 치료는 위치와 범위, 합병증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우선적으로 혈압과 심박수를 조절해 대동맥 벽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베타차단제와 혈관확장제가 주로 사용됩니다.
Stanford A형은 긴급 외과 수술이 필요합니다. 손상된 대동맥을 인공혈관으로 치환하고 대동맥판막을 수리하거나 교체하기도 합니다. Stanford B형은 합병증이 없으면 약물치료가 우선이며, 통증 지속, 장허혈, 파열 위험이 있으면 TEVAR(스텐트-그라프트 삽입술) 같은 혈관 내 치료가 시행됩니다. 이 시술은 개복 수술보다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이 적습니다.
5. 합병증과 예후
대동맥 박리는 치료하지 않으면 첫 24시간 내 사망률이 20~30%에 이르고, 일주일 내 50% 이상에 달하는 치명적 질환입니다. 주요 합병증은 대동맥 파열, 심장압전, 대동맥판 역류, 장기 허혈(뇌, 신장, 장, 하지), 급성 신부전 등입니다.
수술 후에는 출혈, 신부전, 뇌손상, 감염이, 스텐트 삽입술 후에는 누출(endoleak)이나 재박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장기 예후는 치료 개입 속도와 정기적 추적 관리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고혈압 환자는 재발 위험이 크므로 철저한 혈압 관리가 필요합니다.
6. 예방과 추적 관리
예방의 핵심은 고혈압 관리입니다. 규칙적 측정과 약물 복용, 저염식, 체중 조절, 운동이 중요합니다. 흡연과 과음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결합조직 질환이나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은 정기적인 영상검사로 대동맥 직경 변화를 추적해야 하며, 일정 기준 이상 확장되면 예방적 수술도 고려됩니다.
치료받은 환자 역시 평생 CT, MRI 같은 영상검사 추적이 필요하며, 철저한 혈압 관리와 생활습관 개선이 재발 방지에 필수입니다.
결론: 대동맥 박리, 시간과의 싸움
대동맥 박리는 발병 직후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대표적 혈관 응급질환입니다. 갑작스러운 흉통은 다른 심장질환과 혼동되기 쉽지만, 신속한 의심과 영상 진단이 생사를 좌우합니다.
상행 대동맥을 침범한 경우 긴급 수술이, 하행 대동맥은 약물 및 혈관 내 치료가 필요합니다. 초기 혈압 조절, 신속한 수술·시술, 장기 추적 관리가 모두 필수적입니다. 철저한 관리와 정기 검진을 통해 치명적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으며, 결국 생존의 열쇠는 조기 대응과 평생 관리에 달려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