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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디스크란 무엇인가 — 척추 사이의 완충장치, 그 섬세한 균형
디스크(추간판, intervertebral disc)는 척추뼈 사이에 위치한 연골성 구조물로, 충격을 흡수하고 척추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완충장치다. 중심의 수핵(nucleus pulposus)과 이를 감싸는 섬유륜(annulus fibrosus)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핵은 젤리처럼 말랑한 물질로 외부 충격을 흡수하고, 섬유륜은 단단한 섬유질로 이를 감싼다. 그러나 노화나 과도한 하중, 외상 등으로 섬유륜이 손상되면 내부의 수핵이 밖으로 돌출되어 신경을 압박한다. 이때 발생하는 질환이 바로 디스크 탈출증(Herniated Disc)이다.
목 부위에 생기면 경추 디스크, 허리에 생기면 요추 디스크로 불리며, 현대인에게 가장 흔한 근골격계 질환 중 하나다. 장시간의 앉은 자세, 스마트폰 사용, 운동 부족, 비만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2. 발생 원인과 위험 요인 — 척추가 견디는 한계의 균열
디스크 탈출증은 주로 기계적 압력과 퇴행성 변화에 의해 발생한다. 나이가 들수록 디스크 내부의 수분이 줄어 탄성이 떨어지고, 섬유륜의 균열이 쉽게 생기면서 수핵이 돌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위험 요인으로는 장시간 앉은 자세, 잘못된 자세로 물건을 드는 습관, 비만, 흡연, 운동 부족 또는 과도한 운동이 있다. 특히 허리를 구부린 채 오래 앉아 있거나, 무거운 물건을 허리만 굽혀 들어 올리는 경우, 디스크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져 파열을 유발할 수 있다.
- 장시간 앉기: 허리에 지속적인 하중이 가해진다.
- 비만: 체중이 척추의 부담을 증가시킨다.
- 흡연: 혈액순환을 저해해 디스크의 영양 공급을 방해한다.
- 운동 부족: 척추를 지탱하는 근육이 약해진다.
결국 디스크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잘못된 자세와 생활습관이 누적되어 척추의 균형이 무너질 때 나타나는 ‘경고 신호’이다.
3. 주요 증상과 진행 과정 — 통증은 신경의 언어다
요추 디스크의 대표 증상은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로 내려가는 좌골신경통이다.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끝까지 전기가 통하듯 찌릿하거나 화끈한 통증이 이어진다. 장시간 앉거나 기침할 때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을 보인다.
경추 디스크의 경우, 목과 어깨 결림, 팔 저림, 손끝 감각 저하가 나타난다. 심한 경우 팔 근력이 약해지고, 척수가 눌리면 보행 장애나 손의 미세운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
초기에는 단순 요통이나 결림으로 시작하지만, 신경 압박이 지속되면 통증이 만성화되고 근육 위축이나 감각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배뇨 장애나 대소변 조절 불능은 응급 수술이 필요한 중증 신경 손상이다.
4. 진단 — 단순한 허리 통증으로 넘기지 말아야
디스크 진단은 병력 청취, 신체검사, 영상검사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의사는 통증 양상, 지속 기간, 악화 요인 등을 파악하고, 감각 및 근력 검사로 신경 손상 여부를 확인한다.
영상검사 중에서는 MRI(자기 공명영상)이 가장 정확하다. MRI는 수핵의 탈출 정도와 신경 압박 부위를 세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CT나 X-ray는 뼈 구조를 보는 데 유용하지만, 연부조직 손상은 제한적으로 확인된다.
감별이 필요한 질환으로는 척추관 협착증, 근막통증증후군, 골반질환 등이 있으며, 증상이 비슷하므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 방침을 결정해야 한다.
5. 치료 — 수술보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회복 과정
대부분의 디스크 환자는 비수술적 치료로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으로 80~90%의 환자가 호전된다.
약물치료는 통증 완화를 위해 소염진통제, 근이완제, 신경통 약물을 사용한다. 물리치료는 근육 긴장을 완화하고 자세를 교정한다. 온열치료, 견인치료, 도수치료가 포함된다.
신경차단술은 염증 부위에 스테로이드를 주입하여 부종을 줄이는 방법이며, 일시적인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수술적 치료는 6주 이상 치료에도 호전이 없거나, 신경마비 증상이 동반될 때 시행한다.
최근에는 미세현미경 디스크 제거술이나 내시경 디스크 절제술 등 최소침습 수술법이 보편화되어 회복 기간이 단축되고 재발률이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수술 후 재활과 자세 교정이 병행되지 않으면 재발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
6. 예방법 — 척추는 매일의 자세에 반응한다
디스크 예방의 핵심은 바른 자세와 코어 근육 강화다. 장시간 앉을 때는 허리를 곧게 펴고, 엉덩이를 등받이에 밀착시킨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무릎을 굽히고, 다리 힘으로 들어 올려야 한다.
- 장시간 앉아 있을 때는 1시간마다 스트레칭을 한다.
-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복부비만을 피한다.
- 코어 중심 운동(걷기, 수영, 필라테스)을 꾸준히 한다.
-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고개를 숙이지 않고 시선 높이를 맞춘다.
이러한 습관은 단순히 허리를 보호하는 것을 넘어, 척추 전체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매일의 작은 습관이 디스크를 예방하는 가장 강력한 치료법이다.
결론 — 디스크는 한 번의 병이 아니라, 생활의 경고음이다
디스크는 우리 몸의 생활 기록이다. 잘못된 자세, 과로, 스트레스가 쌓여 척추가 보내는 신호다. 통증을 무시하지 말고, 몸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꾸준한 운동, 올바른 자세, 충분한 휴식이 디스크 치료의 핵심이다. 의학적 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이 병행될 때 비로소 척추는 회복된다. 디스크를 이해하고 관리한다는 것은 단순히 허리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삶의 균형을 되찾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