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 찾아오는 증상이지만, 그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만성요통'이라는 병적인 상태로 분류된다. 이는 단순히 일시적인 근육통이 아니라, 척추 뼈, 디스크, 인대, 신경, 자세 등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질환이다. 통증의 양상도 단순한 뻐근함을 넘어서, 깊고 둔하며 삶의 질까지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만성요통은 스스로 참고 넘기기보다, 구조적 문제를 명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와 관리를 이어가는 데 있다.
허리는 왜 반복적으로 아플까?
허리는 우리 몸의 중심이자 상체와 하체를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축이다. 따라서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 동안 무게와 긴장을 견디고 있으며, 작은 자세의 변화나 생활 습관만으로도 쉽게 손상되기 쉽다. 만성요통은 이처럼 지속적으로 누적된 부담이 어느 한계를 넘어서면서 시작된다.
그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추간판 탈출증, 즉 흔히 말하는 디스크다. 디스크는 척추 사이에 위치해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구조인데, 이 조직이 밀려 나와 신경을 압박하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나이가 들수록 디스크의 수분이 줄고 탄성이 약해져 탈출 위험도 커진다.
또 다른 주요 원인으로는 척추관 협착증이 있다. 척추 내부의 신경 통로가 점차 좁아지면서 신경을 눌러 통증과 저림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주로 중장년층에서 많이 나타난다. 척추가 제 위치에서 벗어나는 척추 전방전위증, 후관절에서 발생하는 염증성 통증, 인대의 변형과 만성적인 근육 긴장도 만성요통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단지 구조적인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상에서의 잘못된 자세,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 운동 부족은 물론, 정신적 스트레스와 불안도 만성요통에 큰 영향을 준다. 신체의 긴장은 결국 근육과 신경의 긴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신적 요인도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
통증을 넘어 치료로 – 만성요통은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허리 통증이 있으면 진통제를 복용하거나 찜질로 일시적인 완화를 시도한다. 그러나 만성요통은 그렇게 간단히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진단이다. 단순한 근육통인지, 디스크인지, 협착증인지에 따라 치료 방법이 완전히 달라진다.
의사는 먼저 통증이 시작된 시점, 유발 요인, 통증이 퍼지는 방향 등을 청취하며 이학적 검사를 진행한다. 이후 X-ray를 통해 척추의 정렬 상태와 전위 여부를 확인하고, MRI를 통해 디스크 손상이나 신경 압박이 있는지를 판단한다. 경우에 따라 근전도 검사를 통해 신경 손상 유무도 파악하게 된다.
치료는 증상의 원인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부분은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를 병행한다. 약물치료는 염증을 줄이기 위한 소염제, 통증을 완화시키는 근이완제나 신경안정제가 사용되며, 장기 복용은 피하는 것이 원칙이다. 물리치료는 전기 자극, 온열 요법, 도수 치료 등을 통해 통증 부위의 혈류를 개선하고 근육의 긴장을 완화시킨다.
운동치료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허리 주변의 심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은 척추를 지탱하는 데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올바른 움직임 패턴을 회복하고, 체형 교정을 통해 자세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 목표다. 일부 환자에게는 신경차단술이나 경막 외 주사 같은 중재적 치료가 적용되며, 수술은 극히 일부, 구조적 원인이 명확하고 보존적 치료로 호전이 없는 경우에만 시행된다.
허리는 관리하는 기관 – 예방법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만성요통은 일시적인 증상이 아니라,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질환이다. 따라서 일상 속에서 지속적인 관리와 예방을 실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가장 기본은 자세다. 의자에 앉을 때는 등받이에 등을 붙이고 허리를 곧게 세우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오랜 시간 앉아 있는 경우라면 40분마다 가볍게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거나 허리를 돌려주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사용할 때는 고개를 숙이지 않고 화면을 눈높이에 맞추도록 한다.
운동도 핵심이다. 허리에 부담을 주지 않는 유산소 운동으로는 걷기와 수영이 대표적이며, 복부와 허리의 코어 근육을 단련할 수 있는 운동으로는 플랭크, 브리지, 바른 자세 걷기 등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기 전, 혹은 자기 전 5분 정도의 허리 스트레칭을 습관화하면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통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체중 조절도 요통 관리의 중요한 부분이다. 과체중은 척추에 지속적인 압력을 주며, 특히 복부 비만은 척추 전만을 강화시켜 만성요통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너무 푹신한 매트리스나 높은 베개도 허리와 목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중간 강도의 탄력을 가진 침대와 낮은 베개 사용이 권장된다.
심리적인 스트레스는 몸 전체의 근육 긴장과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긴장을 풀어주는 명상, 심호흡, 취미 생활 등도 요통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정기적인 척추 검진을 통해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필요시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
만성요통은 단순히 통증을 견디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관리를 요하는 상태'이며, 생활습관과 자세, 정신적인 건강까지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질환이다. 많은 이들이 통증을 참으며 살아가지만, 그로 인해 삶의 질은 점점 낮아지고 활동성은 줄어든다. 그러나 통증이 있다면 반드시 원인을 찾아 치료하고, 더 나아가 다시 통증이 생기지 않도록 나의 자세와 생활을 돌아보아야 한다.
허리는 몸을 지지하는 기둥이며, 움직임의 중심이다. 건강한 허리는 단순히 통증이 없는 상태를 넘어서, 일상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삶의 자유’를 상징한다.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내 허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작더라도 꾸준한 노력을 실천한다면, 만성요통은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