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심근염과 심낭염의 정의와 특징
심근염(myocarditis)은 심장 근육층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감염이나 면역 반응, 독성 물질 등에 의해 발생합니다. 염증은 심장의 수축력 저하와 부정맥, 심부전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돌연사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심낭염(pericarditis)은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심낭에 염증이 생기는 상태를 말합니다. 흉통, 발열, 심낭액 축적 등이 특징적이며, 대체로 예후가 양호하지만 반복적으로 재발하거나 심낭이 두꺼워지는 합병증으로 발전하면 심장 기능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두 질환은 해부학적 위치가 다르지만, 감염이나 면역 반응이라는 공통된 병태생리학적 기전을 공유하며 동시에 발생하기도 합니다.
2. 원인과 발생 기전
심근염과 심낭염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합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콕사키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파보바이러스 B19, 인플루엔자, 코로나바이러스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심장세포에 직접 감염을 일으키거나, 면역 반응을 통해 손상을 유발합니다.
세균성 감염(결핵, 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기생충(샤가스병, 톡소플라스마), 곰팡이 감염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자가면역질환(류머티즘관절염, 전신홍반루푸스), 약물(항생제, 항암제, 항경련제), 알코올, 중금속 노출, 방사선 요법도 염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심낭염은 바이러스성 원인이 가장 흔하지만, 외상, 심근경색 후 반응, 방사선 치료, 종양, 면역학적 이상에서도 나타납니다. 일부는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해 특발성으로 분류됩니다.
3. 임상 증상과 진단
심근염 환자는 피로, 발열, 근육통과 같은 전신 증상에서 시작해, 호흡곤란, 흉통, 심계항진, 실신 등 심장 관련 증상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중증에서는 급성 심부전이나 치명적인 부정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심낭염 환자의 대표 증상은 흉통으로, 숨을 깊게 들이쉴 때나 기침, 자세 변화 시 악화되며, 상체를 앞으로 숙이면 완화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심낭액이 많이 고이면 혈압 저하, 경정맥 확장, 심음 감소가 동반되는 심장압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진단은 심전도, 혈액검사, 심초음파, 심장 MRI 등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심근염은 트로포닌 상승, 심부전 소견, MRI에서의 염증 징후가 중요한 진단 기준이며, 심낭염은 전반적 ST 상승, 심낭 마찰음, 초음파상 심낭액 확인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4. 치료 전략
심근염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바이러스성 심근염에는 특이적 항바이러스 치료가 없어 대증요법이 중심이며, 심부전 증상이 있으면 이뇨제, ACE 억제제, 베타차단제를 사용합니다. 심한 경우 ECMO, LVAD 같은 기계적 순환 보조 장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이나 약물 유발 심근염은 면역억제제나 스테로이드 치료를 병행합니다.
심낭염의 치료는 NSAIDs와 콜히친이 1차 약물이며, 증상 조절과 재발 방지에 효과적입니다. 자가면역질환 연관 심낭염이나 재발성 심낭염에는 스테로이드가 사용됩니다. 심낭압전이 발생하면 심낭천자를 통한 긴급 배액이 필요하며, 만성 심장압착증으로 진행하면 외과적 심낭 절제술이 요구됩니다.
5. 합병증과 예후
심근염은 심부전과 부정맥이 가장 심각한 합병증입니다. 급성기에는 심인성 쇼크, 만성기에는 확장성 심근병증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일부 환자는 심장이식이 필요할 정도로 악화되기도 합니다.
심낭염은 급성기에는 심낭압전이, 만성기에는 심장압착증이 주요 합병증입니다. 이는 심장 충만을 제한해 만성 심부전 증상을 유발합니다. 대부분의 바이러스성 심낭염은 치료 후 호전되지만, 일부 환자에서 재발하거나 만성화됩니다.
6. 예방과 추적 관리
심근염과 심낭염은 완전한 예방은 어렵지만, 위험 요인을 줄이면 발병 가능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손 위생과 인플루엔자, 코로나19 등 예방접종이 필요합니다. 원인이 되는 약물 사용 시 부작용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면역질환 관리도 중요합니다.
질환 경험 후에는 정기적 심초음파, 심전도 검사를 통해 심장 기능을 추적해야 하며, 회복기에 무리한 신체 활동은 삼가야 합니다. 심낭염 환자는 재발 위험이 있어 수개월 이상 추적 관찰이 권장됩니다.
결론: 심장의 염증성 질환, 조기 대응이 생명을 지킨다
심근염과 심낭염은 초기에는 감기와 유사한 증상으로 시작하지만, 급성 악화 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介入이 예후를 결정하며, 감염 예방, 자가면역질환 관리, 약물 부작용 인지 등이 예방의 핵심입니다.
치료는 약물, 시술, 수술이 환자 상태에 맞게 조합되어야 하고, 치료 후에도 장기적 추적 관리가 필수입니다.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질환을 인식하고 관리할 때, 심근염과 심낭염으로 인한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하고 건강한 삶으로의 회복이 가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