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환은 단순히 외적인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여드름은 심리적인 자존감 저하로 이어지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색소침착이나 흉터로 남아 평생 흔적을 남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여드름은 미용 문제가 아니라 ‘피부의 염증성 질환’으로 인식하고, 전문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1. 여드름의 발생 원인 — 피부 밑에서 시작되는 복합적 과정
여드름은 피지선이 많은 얼굴, 가슴, 등, 어깨 부위에서 흔히 발생합니다. 피지 분비가 과도해지고 모공이 각질로 막히면 피지가 배출되지 못하고 내부에 고입니다. 그 안에서 Cutibacterium acnes(구 Propionibacterium acnes)가 증식하면 염증이 생기고, 이는 붉고 통증을 동반한 여드름으로 발전합니다.
발생 원인은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 피지 분비 증가: 사춘기·스트레스·호르몬 변화기에 안드로겐이 피지선을 과도하게 자극합니다.
- 모공의 각질화: 각질이 두꺼워지거나 떨어져 나가지 못해 피지 배출 통로를 막습니다.
- 세균 증식: 혐기성 환경에서 여드름균이 번식합니다.
- 염증 반응: 세균과 피지 분해물에 대한 면역반응이 염증을 일으킵니다.
유전적 요인도 여드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부모 중 한쪽이라도 심한 여드름 병력이 있다면 자녀도 유사한 피지선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유분이 많은 화장품, 오염된 공기, 마스크 착용, 불규칙한 식습관 등 환경적 요인도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2. 여드름의 유형과 병기 — 형태별로 달라지는 접근법
여드름은 염증의 유무와 형태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나눕니다. 흔히 ‘화이트헤드’와 ‘블랙헤드’로 알려진 면포성 여드름은 초기 단계이며, 염증이 진행되면 붉은 구진, 화농성 농포, 결절로 발전합니다.
- 폐쇄면포(화이트헤드): 모공이 막혀 피지가 흰색으로 차 있는 초기 단계.
- 개방면포(블랙헤드): 피지가 산화되어 검게 변한 상태.
- 구진·농포: 염증이 시작되어 붉고 통증이 동반되는 단계.
- 결절·낭종성 여드름: 깊은 진피층까지 염증이 확산된 중증 단계.
피부과에서는 1단계(면포성)부터 4단계(결절낭종성)로 병기를 구분합니다. 2단계 이상은 항생제, 국소 약물, 호르몬 요법 등이 필요하며, 3~4단계에서는 이소트레티노인(Isotretinoin) 치료가 효과적입니다. 단, 이 약물은 간 기능, 지질 수치, 임신 여부 등을 철저히 관리해야 하므로 전문의의 처방이 필수입니다.
3. 여드름 치료의 핵심 — 단계별 맞춤 치료
여드름 치료의 목표는 단순히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이 아니라, 재발을 예방하고 흉터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피부과에서는 네 가지 치료 축을 중심으로 접근합니다.
- 피지 분비 억제: 이소트레티노인이나 여성의 경우 호르몬 억제 요법(스피로노락톤, 경구 피임약).
- 각질 개선: 레티노이드(트레티노인, 아다팔렌)로 각질 탈락을 유도합니다.
- 세균 억제: 클린다마이신, 독시사이클린 등 국소·경구 항생제 사용.
- 염증 완화: 항염 연고, LED 치료, 화학 필링 등이 보조적으로 사용됩니다.
치료 후에도 유지요법이 중요합니다. 피지선은 완전히 비활성화되지 않기 때문에 일정 기간 저용량 레티노이드나 항염 치료를 유지해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과도한 세안은 오히려 피부 장벽을 약화시켜 악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4. 생활습관과 식습관 관리 — 치료의 숨은 핵심
약물치료만으로는 여드름을 완전히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생활습관과 식습관이 병행되어야 근본적인 호전이 가능합니다.
식습관 관리
- 고혈당지수(GI) 식품 제한: 설탕, 빵, 흰쌀은 인슐린을 증가시켜 피지 분비를 촉진합니다.
- 유제품 섭취 감소: 일부 연구에서 우유·유청 단백질이 여드름을 악화시킨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 오메가-3 지방산 섭취: 항염 효과로 염증 억제에 도움.
- 비타민 A, E, 아연, 셀레늄: 항산화 기능과 피지 조절에 중요.
생활습관 관리
-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로 코르티솔 분비를 줄이기.
- 얼굴 만지지 않기 — 손의 세균이 감염을 유발할 수 있음.
- 자외선 차단제 사용 — 장기적으로 색소침착을 예방.
- 하루 2회 부드러운 세안으로 피부 장벽 보호.
건강한 생활습관은 단순히 여드름 개선을 넘어서, 피부의 장기적 건강 유지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5. 여드름 흉터와 색소침착 — 치료 이후가 진짜 시작
여드름이 사라졌더라도 남은 자국과 흉터는 오랜 기간 지속됩니다. 흉터는 염증 후 진피층 손상으로 인해 생기며, 형태에 따라 다른 치료법이 필요합니다.
- 프락셔널 레이저: 콜라겐 재생을 촉진해 함몰 흉터 개선.
- 서브시전(Subcision): 흉터 밑 섬유띠 절단으로 피부를 들어 올림.
- 필러 주입: 함몰된 부위 개선에 사용.
- TCA CROSS: 깊은 아이스픽 흉터에 적용.
- 색소침착 완화: 트라넥삼산, 나이아신아마이드, 레이저 토닝 병행.
치료는 전문의의 진단과 숙련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피부 상태, 염증 정도, 회복력에 맞는 맞춤 치료 계획이 필요합니다.
결론 — 여드름은 피부의 언어다
여드름은 단순한 피부 트러블이 아니라, 호르몬 불균형과 면역 반응의 신호입니다. 조기 치료와 꾸준한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여드름은 충분히 조절 가능하며, 흉터 없는 맑은 피부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무심코 지나치거나 손으로 짜는 행동은 염증을 악화시키고 흉터를 남길 수 있습니다. 자신의 피부를 이해하고 전문의와 함께 관리해 나가는 과정이, 결국 건강한 피부로 가는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