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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상풍은 클로스트리디움 테타니(Clostridium tetani)가 분비하는 독소에 의해 발생하는 신경계 질환입니다. 예방 가능한 질환이지만, 치료는 까다롭고 사망률이 높습니다. 본문에서는 정의와 원인, 병태생리, 증상과 진단, 치료, 합병증, 예방 및 백신의 중요성을 전문가적 시각에서 설명합니다.

    파상풍과 관련된 사진

    파상풍의 정의와 원인

    파상풍은 클로스트리디움 테타니라는 혐기성 세균이 생성하는 신경독소에 의해 발생합니다. 이 세균은 흙, 먼지, 동물 배설물 속에 흔히 존재하며, 상처 부위가 깊고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증식합니다. 세균이 분비하는 테타노스파스 민 독소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막아 전신 근육 경직과 경련을 일으킵니다.

    흔한 원인은 외상 후 감염입니다. 녹슨 못이나 금속에 찔린 상처, 흙이나 먼지가 묻은 상처를 소독하지 않았을 때 위험이 높습니다. 그러나 큰 상처뿐 아니라 작은 찰과상, 화상, 벌레 물림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농촌, 산업 현장 등 흙과 금속에 자주 노출되는 환경에서 발생률이 높습니다.

    예방 접종 이전에는 분만, 수술, 귀 뚫기 같은 일상적인 행위 후에도 파상풍이 발생해 높은 사망률을 기록했습니다. 지금도 위생 상태가 열악한 지역에서는 신생아 파상풍이 주요 사망 원인으로 남아 있습니다.

    병태생리와 발병 기전

    파상풍의 핵심은 세균 그 자체보다 세균이 생산하는 신경독소입니다. 클로스트리디움 테타니는 상처 부위에서 증식하며 테타노스파스민을 방출합니다. 이 독소는 혈류를 통해 신경계로 이동해 억제성 신경전달물질(GABA, 글리신)의 분비를 차단합니다. 그 결과 작은 자극에도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하고 전신 경직과 발작적인 경련이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턱 근육 경직으로 입을 벌리기 힘든 ‘파상풍성 개구증’입니다. 이후 목, 등, 복부 근육 경직이 나타나며, 작은 자극에도 몸이 활처럼 젖혀지는 후궁반장(opisthotonus)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호흡근이 마비되면 질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심한 경우 사망 위험이 큽니다.

    잠복기는 보통 3~21일이지만, 상처 부위가 머리에 가까울수록 짧고 예후가 나쁩니다. 독소가 신경 말단에 결합하면 해독이 불가능해 치료가 어렵고 회복까지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임상 증상과 진단

    초기에는 미열, 두통, 피로감 같은 비특이적 증상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다음과 같은 전형적인 증상이 발생합니다.

    • 턱관절 강직(lockjaw): 초기 대표 증상으로 음식 섭취와 대화가 어려워집니다.
    • 안면 경련: 얼굴 근육 경직으로 ‘파상풍성 웃음(risus sardonicus)’이 나타납니다.
    • 경부 및 체간 강직: 목, 등, 복부 근육이 뻣뻣해지며 후궁반장이 발생합니다.
    • 호흡곤란: 호흡근 경련으로 질식 위험이 있습니다.
    • 자율신경계 이상: 발한, 빈맥, 고혈압, 부정맥 등이 동반됩니다.

    진단은 특징적 임상 증상과 병력 청취가 핵심입니다. 최근 상처 경험, 예방 접종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개구불능이나 전신 강직이 관찰되면 파상풍을 의심해야 합니다. 특이적인 혈액검사나 영상검사는 없으므로 임상적 판단이 중요합니다.

    치료 원칙과 관리

    파상풍 치료는 독소 중화, 세균 제거, 증상 조절을 축으로 합니다.

    1. 독소 중화: 파상풍 면역글로불린(TIG)으로 아직 결합하지 않은 독소를 중화합니다.
    2. 세균 제거: 괴사 조직 절제와 항생제(메트로니다졸, 페니실린 등) 투여가 필요합니다.
    3. 증상 조절: 근육 경련 완화를 위해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투여하며, 경우에 따라 근이완제와 인공호흡기가 필요합니다.
    4. 지지 요법: 수액, 영양 공급, 상처 관리, 감염 예방이 병행됩니다.

    독소가 신경 말단에 결합하면 중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증상이 수주 간 지속되며 회복이 오래 걸립니다. 따라서 치료보다는 예방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합병증과 예후

    파상풍의 합병증은 근육 경련과 자율신경계 이상에서 비롯됩니다.

    • 호흡부전: 호흡근 강직으로 질식 위험이 큽니다.
    • 골절 및 근육 손상: 격렬한 경련으로 척추 골절, 근육 파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심혈관계 합병증: 부정맥, 심부전, 고혈압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 2차 감염: 장기 입원으로 폐렴, 패혈증 위험이 증가합니다.

    예후는 잠복기와 초기 증상 발현 속도에 달려 있습니다. 잠복기가 짧고 진행이 빠를수록 사망률이 높습니다.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률은 90%에 달하며, 현대의학적 치료에도 중증 환자의 사망률은 10~30%입니다.

    예방과 백신의 중요성

    파상풍은 예방 가능한 질환입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 접종입니다. 소아는 DTaP 백신으로 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을 예방하며, 성인도 10년마다 추가 접종이 필요합니다. 상처가 발생하면 접종 여부에 따라 추가 접종이나 면역글로불린 주사가 필요합니다.

    깨끗한 상처라도 마지막 접종이 10년 이상 경과했다면 추가 접종이 필요하며, 오염된 상처라면 5년 이상 경과했을 때 추가 접종이 권장됩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산모와 신생아의 파상풍 예방을 위해 임산부 접종이 특히 중요합니다.

     

    결론: 파상풍, 예방이 최선의 방어

    파상풍은 작은 상처에서도 시작될 수 있으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독소가 신경계를 침범하면 치료가 쉽지 않고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다행히 백신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합니다.

    정기 접종과 상처 발생 시 적절한 예방 조치만으로 대부분의 파상풍은 막을 수 있습니다. 의료진은 환자의 접종력을 확인해 필요한 예방 처치를 제공해야 하며, 개인은 자신의 예방 접종 이력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상처에도 파상풍을 잊지 말자”는 인식이 널리 퍼질 때, 파상풍은 더 이상 두려운 질환이 아니라 충분히 관리 가능한 감염병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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